디저트 카페에 대한 기사가 있어서 글을 적어본다.

 

해당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미드 섹스앤더시티의 영향이 컸다고는 하는데... 동시에 변한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간 우리의 '사회생활'은 대부분 '술자리'로 이루어졌었다. 술을 잘 마시면 추켜세우고, 못 마시면 병신 취급받는 식으로. 남자들 특유의 상명하복 시스템이 꽤 크게 작용한 부분도 있고, 과도하게 빠른 근현대화로 인해 어두운 문화가 정도(正道)인 양 퍼져나간 것도 있지 않나 싶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현장도 무려 술자리-_-였다니까 뭐...)

 

나는 90년대 후반에 들어 이런 문화가 줄어들었다 보고 있는데 97년 겪은 IMF 와도 연관이 있어보인다. 경제적으로 힘드니 노는 일에 쓰는 돈이 줄어들고, 자연히 술자리가 줄 수 밖에. 그렇게 몇년 간 술자리에 대한 욕구가 억제되고, 그러한 일을 겪는 빈도수가 줄어들다보니 각 계층 사람들에게 몇 가지 변화가 생긴다. 기성세대(1세대)는 여러가지 이유로 (라지만 습관적으로) 놀고 먹는 술자리 자체를 거리끼게 되었고, 뒤이어 사회에 진출한 세대(현재의 20~30대)는 위에서 "술을 퍼마시자"는 말이 없으니 자연히 술자리의 분위기가 "퍼 먹고 죽자"는 분위기에서 "알코올 섭취를 통한 분위기 완화" 정도로 바뀌게 된달까. (물론 그렇다고 먹고 죽자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겠지만) 동시에 자기 의사를 똑부러지게 밝히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교육관의 확산, 그리고 IMF 를 기점으로 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아무래도 술자리의 여자라는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클 뿐더러, 여자들은 술을 마신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경향이 적으니까. 물론 남자들만의 술자리에 여자가 끼어들면서, 무작정 부어라 마셔라 하던 분위기 자체가 서먹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여자가 '갑'이거나 상사의 위치라면 이야기는 매우 크게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못된 술 문화를 이어받은 사람은 어디나 있는 것 같지만.

 

주의할 점은, 나는 이 포스트에서 남녀를 굳이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라 IMF 이전 각 가정의 "수입원"은 남자가 주였고 그로 인해 남자들만의 "먹고 죽는 술 문화"가 사회생활이라는 것에 대한 이미지였던 것에 반해 IMF 이후 각 가정의 수입원에서 성별(의 제약)이 떨어져 나가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가 등장했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을 뿐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다시 정리해서 원위치로 돌아오자면.

이렇게 술자리=친목도모 라는 공식이 깨지자 친목도모를 위한 수단이 변하게 된다. 친목 도모, "무언가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등장한, 술이 아닌 수단이 디저트라는 소리다. 서양 문화와 달리 우리 나라는 밥을 먹을 말을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어, 식사 하는 것이 친목도모를 유도하긴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편한 사람이 아니면 같이 밥 먹기 싫어하기도 하는데... -_-; 살다보니 그게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긴 하고.

그렇게 기호식품을 따로 사 먹는 것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때마침 한국에 유입된 것이 스타벅스. 된장녀 양산(?)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이는 역시 바뀌는 세태에 대한 기존 가치관의 반발이었다고 본다. 그냥 가볍게 친목도모를, 덜 부담스럽게 하기 좋은 아이템이 마침 유입된 스타벅스 속에 있었고, 이렇게 시작된 식후 커피 한 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결국 지금의 디저트 열풍까지 가져온 것이 아닐까. 이로 인해 '먹고 죽는 술자리'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고도 친목 도모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되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서 사회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이 술자리였다. 지금도 (물론 그것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나는 남녀가 뒤섞인 술자리는 가급적 피하는 편이다. 애초에 자체는 믿고 지내는 친구들과 마시고자 하고.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성과 동석할 때는 술자리보다는 커피 한 잔이 덜 부담스러우니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말이다.

 

 

 

물론 내가 술자리를 거부하는 제일 큰 이유는 맥주 때문이기도 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