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일곱시 반이 되자 초선이가 냥냥거리면서 나를 깨우기에, 오뎅꼬치 좀 흔들거리다가 다시 잠들었다. 자다가 뭔가 뭉클, 해서 깨어보니 초선이가 어느 샌가 침대 위에 올라오는 기술을 익혀 옆에서 뒹굴거리고 있더군. 슬슬 만져주자 골골송 시작. 어지간히 침대 위 세계가 신기했는지, 발치부터 머리맡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구경하고 침대 모서리에 반쯤 걸쳐서 오가기를 반복. 스파이더 초선 놀이가 시작되었군. 

아무래도 나를 엄마로 아는 것인지, 혼자 신나게 놀다가도 내가 화장실 가서 문을 닫거나 하면 슬슬 따라와 쳐다본다. 그 때 마다 말을 걸어주는데 곧잘 대답할 때도 있고, 아니면 그냥 뭐 하는 거야? 라는 표정으로 보고 있기 마련. 그래도 쫓아 들어오진 않아서 다행이다. 혹은 종종 내가 하는 것을 같이 해보고 싶은지 딴 짓 하고 있으면 옆으로 와서 시비를 건다. 오늘 오전엔 드디어 발을 건드리면 내가 쳐다본다는 것을 알아, 발가락 어택을 시도. 발톱을 세우지 못하도록 따끔 할 때 마다 손을 꾹꾹 눌러 발톱을 넣게 하는데 아무래도 당분간은 교육이 더 필요할 듯. 고다에서 검색해보니, 1개월 넘긴 아깽이들은 부모냥한테서 발톱 숨기는 법을 배운단다. 그래서 어릴 때 부모 품을 떠난 경우 발톱 감춰야 할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건 또 새로운 사실.

▣ 귀를 자꾸 긁어대기에 결국 병원에 데려갔다. 이제는 외출에도 익숙해지고 있는지, 길을 걸어가는데 계속 바깥 구경 하겠다고 고개를 내민다. 아무래도 튀어나갈까 걱정스러워 손으로 잡고 있거나 자주 들여다보긴 하는데, 초선이의 목적은 천상 바깥 구경인 듯. 뭐가 부릉 하면 고개를 내밀었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들어가길 반복. 잘 하면 이 녀석 산책냥 만들 수 있겠다. *-_-*

▣ 어제는 영화(유령작가)보러 혼자 나갔다고 했더니 엄마가 초선이는 어쩌고 혼자 다니냐고 물어보심. 조...조금 기대해도 될까요☞☜

▣ 여튼 병원에 가서 귀 청소를 했다. 의사 선생님은 오늘도 친절. 병원에서 거두는 중인 유기견 출신 삼식이(가명)는 오늘도 나를 반긴다. 지난 번에 좀 만져줬더니 오늘 날 기억하는지 매달리지 못해 안달. 오늘은 초선이 잡고 있어야 해서 많이 못 만져줬다. 미용을 막 하고 나온 신난 사랑이(본명)가 덩달아 매달리는 바람에 좀 곤란했음.

▣ 귀에 약을 넣고 닦아냈는데, 어지간히 싫었나보다. 귀 청소를 마치고 다시 이동하는데 가방 속에서 토했다. 토하고 나니 배가 홀쭉해지네. 급히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 털을 닦아주고 가방 속에 넣었던 수건을 반대로 개어 패드로 감은 후 넣어주었다. 토사물 양을 보더니 어이쿠, 잔뜩 먹었구나 하는 의사 선생님. 그치만 제가 그만큼 준 것은 아니에요. 초선이가 그만큼 먹었을 뿐. 그러고 보니 초선이가 한 끼에 얼만큼을 먹는지 모르겠다. 한 줌 사료는 네 번에 나눠 먹긴 한다. 그치만 그렇다고 또 한 줌의 1/4 정도를 주면 좀 부족한 듯.

▣ 초선이는 이제 병원을 기억해, 병원에 도착하면 가방에서 안 나가겠다고 끙끙거린다. 가방에 발톱 걸고 매달리기에 꽤 고생함. 병원에 다녀온 후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은 채 놔두고 중고로 구입한 화장실 받으러 나갔다 왔더니 알아서 빠져나와 침대 아래로 숨었던 듯. 집에 돌아와 부르니 다시 냐옹 하며 나와서는 지금은 내가 보이는 위치에서 늘어져 자는 중.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본래면 여덟시에 깨어나 밥 먹고 물 마시고 화장실 다녀와서 우다다 할 시간인데 오늘은 세상 모르고 잔다. (가끔 깨어나 나를 본다 - 그러면 만져주기)

▣ 다음 주 쯤 제주도 갈 예정인데, 초선이 어쩌나 고민중.

▣ 다음 병원 방문은 화요일 예정. 귀청소 2차가 있음.

▣ 원충 약을 먹이는 중인데, 이 녀석이 약을 뱉아내는 방법을 익히고 있는 듯 하다. 약 먹으라고! 이놈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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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