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토시 이와키라는 작가는 (그의 후기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그의 작품 기생수에 의해 기억되고, 그 때문에 추후 작품에 손 대기 힘들어하는 것이 보입니다. 다시금 손을 대 보았는데, 뭐랄까... 처음 볼 때의 그 느낌과는 매우 다르네요.
분명 기생수에서 이야기 되던 것은 '인간'에 대한 정의와 개체가 존재하는 이유였습니다. 타무라 레이코와 이즈미 신이치가 그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요. 타무라 레이코는 '나'라는 개체의 존재 이유와, 인간이 지금처럼 존속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이즈미 신이치의 경우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나와 타인의 구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막판에 이르러 드러난 '환경'에 대한 문제. 화제가 급격히 전환하면서 방향을 잃고 스토리가 튕겨 나간 느낌을 받아버렸습니다. 이런...
작가는 그의 후기에서 기생수의 구상은 '스토리' 먼저이고 이후에 '등장인물'을 설정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히고 있는데, 중후반부까지 잘 나아가던 그의 인간과 개체에 대한 이야기가 문득 환경문제로 넘어가버린 것은 너무나도 뜬금 없다고 밖엔 느낄 수 없었습니다.
기생수, 공각기동대, 매트릭스, 토탈 리콜을 함께 보면 또 재미있을 것 같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