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피해서 보는 취향-_-;이거든요. 보고 나서 베스트 셀러가 된다면 모를까. 그래서 서점의 서가 저 구석에서 먼지 소복이 쌓여있는 책을 찾아내길 좋아합니다. 반대로,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이 책 안 읽으면 븅* 이란 뉘앙스로 광고 때리는 책은 눈길도 안 줘요. 아무래도 반골 기질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스트셀러 서가에 꽂혀 있는 이 책을 찾게 된 이유는, 순전히 샤를리즈 테론이 이 책을 읽고 감명받아, 영화 제작자를 찾아가 "나 이 영화에 어떻게서든 출연하고 싶다!" 는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입니다. 샤를리즈 테론의 <몬스터>를 보고, 또 그 이후 불과 몇 달만에 있었다는 시상식에서의 그녀의 모습을 보고 - 개인적으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배우 중 하나인 터라 그녀의 그 감동을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내일 이 영화의 극장 개봉이 준비중이지요. 내일은 좀 무리일지도 모르겠고... 여튼 주말까진 보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1월은 영화가 풍요로운 달이로군요. 여튼.
감상 중 <로드>와 <샤이닝>에 대한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 요즘은 이런거 안 넣으면 감상도 못 써요. (-_-)
자연재해나 종말의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인간의 상황이나 본성, 의지, 체념을 그린 예술 작품은 많습니다만 그 이후의 일을 그린 경우는 좀 드물지요. <로드>에서 작가는 세상이 그렇게 된 그 상황은 설명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 이후의 일을 이야기 할 뿐입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부자를 통해서.
그 상황과 배경에 대한 탁월한 상상력과, 시니컬하지만 순수한 (아마도 상황에 의해 그렇게 되었겠지만) '소년'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안고 가는 '남자'역시.
다만 이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광고 문구처럼) 미국 현지에서 성서에 비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을 지배하는 아버지상에 그 뿌리가 있지 않나 합니다. 스티븐 킹의 <샤이닝>이 최고의 호러(!)로 손꼽히는 이유와 일맥상통 한달까요.
폭파시킨(또는 된) 블로그에도 적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칵테일 국가이기 때문에 하나의 국가로서의 이념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야기를 하자니 좀 어려운데,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런 이념을 아주 어릴 때 부터 주입받지요. 그로 인해 한민족이라는 명사 하의 하나의 공동체 의식이 형성됩니다. 먼 옛날에는 "대한민국은 단일 민족 국가" 라는 말이 사실이었을 지 몰라도, 언제 부터인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지요 (오래간만에 떠오릅니다, monsieur
Moon - 앗, 나의 이 코드를 알 사람이 없구나 -_ㅠ) 일단 근래 들어 국제 결혼이 늘어나기도 했거니와, 애초에 혼혈이 많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이후 여러가지 정치, 사회적 이유로 말미암아 "단일민족 국가" 라고 우겼던
것이 사실이랄까요. 진실은 저 너머에, 눈 가리고 아웅아웅.
설명이 길었는데 - 여튼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은 각 가정을
기준으로 하여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그게 모여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운운...
하는겁니다. 다만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그 때문에 미국 내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하나의 상징이자 기둥이라는 것이죠. 개척지다보니 남자의 역할과 의무가 중시된
것은 당연하고, 그러다보니 (모든 남자들이 거쳐가게 되어있는) "아버지"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아내(여자)와
자식(아이들)에 대한 통솔권이 있지만, 동시에 그들을 위해 절대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로드>와 <샤이닝>은 모두 미국을 지배하는 이러한 사상에서 출발하였기에 "베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system>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
요컨데 <샤이닝>이 최고의 공포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내와 자식을 지켜야 할 아버지(가장)라는 존재가 아내와 자식을 죽이고자 한다는 설정 때문이고 <로드>가 성서에 비견되는 대단한 작품인 이유는 아버지가 자식과 함께 생존을 갈구한다는 설정 때문일겁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작가의 배경을 생각하면 아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공통적이겠지요. 부모와 자식간의 감정의 교류라는 것은.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이건 본능에 가까울테니까요.
영화가 기대됩니다. 소설 원작도 훌륭했습니다.





